250517 블로그

미래야.

너를 기다리다가 밤새 잠들지 못했어. 미래의 표정이 썩 좋지 않을 때에 나는 미래가 슬플까봐 눈치를 본다. 미래가 나를 사랑하길. 나를 안아주고 모든 슬픔을 털어놔주길. 그러니까 미래의 끝의 끝의 끝을 잡는 밧줄이 내가 되길. 나는 오랫동안 미래가 될 수 없지만 너는 미래니까.

미래는 언젠가 내가 여섯 살 때부터 남자 아이들한테 매일 맞을 때부터 그리던 모습으로 나를 맞이한다. 예수처럼. 다정한 아빠처럼. 결국 그가 나를 안아줄 때에 그래서 결국 내 말이 다 맞았다는 것을 알아서 하나도 기쁘지가 않을 때에도 미래의 표정을 살핀다. 나는 미래의 눈치를 본다. 미래야 어디로 가니.

미래야.

너는 괜찮니.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니. 어제 같이 울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밥을 지어줄까. 미래는 미래가 되어서 미래로 간다. 나는 미래를 바라보고 미래가 무럭무럭 자라서 미래로 떠나길 바라면서. 그리고 떠나는 미래를 본다. 아무도 너를 기억 못하고 너가 미래로 갈 수 없었던 모든 기억이 사라지길 바라고. 그래야 미래니까. 미래는 미래가 될 수 있어서. 그러면 나는 기쁜데 미래는 미래에 있어서 나는 이제 미래가 기쁜지 슬픈지 여전히 죽고 싶은지 알 수가 없다.

나는 내가 미래가 될 수 없는 모든 이유를 모아서 노래한단다 미래야. 나는 하나도 슬프지가 않지만 그건 슬퍼할 미래가 없어서 그렇단다. 그렇지만 언젠가 너와 다시 이야기를 나눈다면 나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을거야. 우리는. 너는. 미래에서 살아남았니. 너는 노래를 계속 하고 있니. 너가 들려주는 노래가 정말 좋았단다. 나도 누군가의 미래가 될까. 그러면 너가 기쁠까.

너는 미래가 되었고 그 전에 너는 영영 미래였고 너는 늘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지. 나는 미래를 바라볼 수 있어서 기뻤다네. 나는 오래도록 미래의 곁에 있었고 미래가 미래로 향하도록 마음을 지켰다네. 미래를 지켰다네. 그래서 하나도 기쁠 수가 없었지만 미래가 미래로 향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오래도록 서 있을 수 있었다네. 그래서 마침내 조금 기뻤지. 활짝 웃었었지.

미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