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마당 초급반 후기
2025년 9월 25일 – 2025년 12월 11일
상상마당 10주 에이블톤 라이브 초급반 코스를 마무리했다. 그동안 중급반을 3기까지 진행하면서 초심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큐, 컴프레서, 신디사이저가 아니라 노트를 어떻게 찍는가에 대한 가이드가 아닐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작곡과 편곡. 이에 따라 초급반에서는 툴 설명은 최소화하고 어떻게 노트를 찍어야 하는 지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했다. 아울러 당장 알 필요가 없는 내용은 과감히 생략했다. 가령 초심자 입장에서 operator의 사용법을 배우는 것보다 하우스의 기본 리듬과 베이스 패턴을 아는 것이 더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10개 미만의 디바이스를 다뤘다. 스탠다드 버전으로도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했다.
화성학 커리큘럼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올해 초 화성학 5주 코스를 진행하고 개인 레슨을 진행하면서 느꼈는데 성인 레슨에서 화성학을 배우고 써먹는 분이 정말 드물다. 어릴 때 교회 반주를 했거나 악기를 접하지 않았으면 보통 기타 기본 코드들(C, G, Am, Em, F)로 작곡을 하고 손이 가는대로 작곡을 하는 것이 오히려 즐거운 경험이 되고 곡도 창작자의 의도와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악보를 쓰지 않았다. 기본 3화음만 설명하고 에이블톤 라이브 피아노 롤의 스케일 기능을 활용하여 C 키로만 모든 설명을 진행했다. 그리고 멜로디 – 스케일 – 화음의 관계에 대해서 반복해서 설명했다. 코드 진행을 패턴화 시켜서 예제곡이랑 함께 듣고 매주 과제로 체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 멜로디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갈등의 고조와 해결을 귀로 느끼실 수 있도록 역시 많은 예제를 보여드리고 들려드렸다.
서브 과제도 많이 드렸는데 젤다의 전설 – 왕국의 눈물의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가 나눠져 있듯이 일종의 사당 퀘스트를 드린 것……. 수강생 분들은 매주 필드레코딩 두 트랙과 이번 주에 즐겨들은 곡을 카톡방에 공유했다. 필드레코딩 행위 자체가 주는 덕목도 많지만 이것은 느슨한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했다. 나에 대해 공유하는 것에 대해 더 마음을 열기 위한 연습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메인 과제는 출석과 곡 발표. 우승자 두 분에게는 그동안 피슈 상상마당 강의의 전통을 따라 Moog 신디사이저 머그컵을 드렸다. 졸업장도 만들까하다가 주책 같아서 참았다.
그래서 음악을 한번도 배운 적 없는 분들이 10주 만에 음악을 만들고 나누기 시작하셨다. 정말 기뻤다. 다들 오래오래 음악해요. 지치지 말고 동료와 함께 하기. 상상마당 중급반은 1월 8일 목요일에 개강하며 12월 23일 화요일 오후 두 시에 수강신청이 시작됩니다. 중급반은 작편곡 이야기보다 괴상하고 이상하고 웃기고 아름다운 소리를 다양한 신디사이저, 샘플러, 이펙터로 만드는 것에 집중합니다. 에이블톤 라이브의 거의 모든 디바이스를 다룹니다. 잘 부탁드립니다.